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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글로벌 주식

게임스탑(GME) 공매도 사태 총정리 - 미국 개미들의 반란

by 조나띵 202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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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게임스탑(GME)은 콘솔 게임 타이틀을 팔기도 하고, 게임 타이틀 중고 거래 등을 통해 마진을 남기는 회사입니다. 넷플릭스 등의 OTT 업체가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점을 잡아먹은 것처럼, 오프라인 게임 타이틀 판매 업체인 게임스탑(GME)의 비전은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근데 왜 주가가 급등하였을까요? 게임스탑(GME)의 주가를 급등하게 만든 공매도 세력과 미국 개미들의 전쟁 사건을 사건 순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게임스탑(GME) 사건의 시작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언택트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오프라인 게임 유통 사업을 하는 게임스탑(GME)의 비전이 좋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2020년 11월, 신형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PlayStation 5)와 엑스박스 시리즈 X(Xbox Series X)가 출시되었고, 게임스탑(GME)의 이사진에 라이언 코언(Ryan Cohen)이라는 행동주의 투자자가 합류하여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러한 호재들로 인해 가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이어지며 약 10달러 정도 하던 주가를 15달러 이상으로 50% 이상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급상승은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 세력의 좋은 타겟이 되었고, 그중 유명 헤지펀드인 멜빈 캐피털(Melvin Capital)은 5천만 주를 공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공매도 세력 중 일부는 SNS 및 유튜브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을 폄하하는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탑(GME)의 공매도 수량을 분석하게 되었는데요. 공매도 수량이 주식 발행수의 140%가 넘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즉 공매도 세력들이 빌릴 수 있는 금액보다 갚아야 하는 주문 금액이 많은 상황인 것입니다. 다만 *Synthetic Long 등을 고려할 때 실제 공매도 규모는 유통주식의 58% 정도라고 알려졌습니다.

 

*Synthetic Long: 콜옵션을 매수하고 풋옵션을 매도하여 실물 주식을 인수한 것과 동일한 손익을 구축하는 전략

 

 

 

공매도 원리 (출처: 시사저널)

 공매도는 결국 주식을 먼저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싸게 사서 되갚아 이윤을 챙기는 방식인데, 시중에 구할 수 있는 주식의 수는 당연히 발행 주식수만큼 유한합니다.

 

 즉 기존의 게임스탑(GME)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 주식을 절대 팔지 말자는 전략을 추구하게 됩니다. 어쩌다 물량이 나와도 계속 사재기를 하여 유통 주식의 씨를 마르게 하면 주가는 폭등하고, 공매도 세력은 주식을 구할 수 없으면 파산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매도 세력들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폭등한 주가 그대로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숏 스퀴즈(Short Squeeze)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만약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확정되면 공매도 세력은 거대한 손실을 보게 되고, 주가를 마구 높인 개인 투자자들 중 일부는 막대한 차익을 얻게 됩니다.

 

*공매도를 통한 이익 최대치는 100% 미만이지만 손실 최대치는 무한대이다. 내가 산 주식에 대한 손실 최대치는 100%이지만 이익 최대치가 무한대인 것과 반대.

 

 


 

 

2. 버티는 공매도 세력에 대응하는 스마트 개미

게임스탑(GME)의 6개월 주가 추이 (출처: 야후 파이낸스)

 이러한 미국 개미들의 반격에도 공매도 세력은 쉽게 항복하지 않았습니다. 공매도 잔량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공매도의 경우 공짜로 할 수 없고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 공매도 주식을 빌리는데 필요한 이자는 50% 이상이며 앞으로 8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됩니다.

 

 공매도 세력이 이렇게 높은 이자를 내면서까지 버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 손실을 확정 짓기에는 주가가 미친 듯이 급등하기도 했고, 게임스탑(GME)의 주가는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급등한 거품이며 개인들의 단합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주가는 다시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국민일보)

 하지만 이번 게임스탑(GME) 사건의 개미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 개미들은 게임스탑(GME) 주식을 매수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콜옵션을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콜옵션을 매수하는 경우, 이들에게 콜옵션을 팔았던 기관투자자들이 게임스탑(GME)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감마 스퀴즈(Gamma Squeeze)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스마트 개미들은 모든 방법들을 총동원해서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또한 개인 투자자들을 응원하는 큰 손들의 지원 사격이 시작되었는데요. 테슬라(Tesla)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GameStonk!!"이라는 글을 남기며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응원했습니다.

 

 "Stonk"의 경우 맹폭격이라는 뜻으로 게임스탑(GME)과 해당 상황을 언어유희를 담은 글로 보이는데요. 일론 머스크가 이러한 글은 남긴 이유는 테슬라(Tesla)도 수많은 공매도 세력들이 있어왔고 이에 대한 혐오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서학 개미들도 지원사격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국내의 게임스탑(GME) 주식거래량은 13배 폭증하며, 테슬라(Tesla)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 해외 투자를 하는 서학 개미의 지원사격도 동원되었습니다.

 

 

 

앤드류 레프트 시트론 리서치 대표 - 유튜브 캡처

 결국 월가의 공매도 세력들은 줄줄이 백기를 들고 있습니다. 월가의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인 시트론 리서치의 앤드류 레프트 대표는 29일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항복 내용을 밝혔습니다.

 

 앤드류 레프트 대표는 "시트론은 공매도 리포트 발행을 중단한다."라고 말했으며, 이어서 "20년 전 나는 월가와 각종 사기로부터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트론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득권에 저항하기 위해 시트론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우리가 기득권이 되어버렸다."며 반성했습니다. 

 

 


 

 

3. 사태의 심각성을 키운 로빈후드

 결과적으로 스마트 개미의 승리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던 이벤트는 또 하나의 사건에 직면하게 됩니다. 미국의 온라인 증권거래 앱인 로빈후드가 게임스탑(GME)에 대한 매수를 제한한 것입니다.

 

 로빈후드의 경우 수수료 0원을 앞세워서 개인 투자자들의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앱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 또한 강했습니다. 모든 주식 시장에서 게임스탑(GME)에 대한 거래가 금지가 된 것도 아닌, 로빈후드를 비롯한 일부 거래 시스템에서만 매수를 할 수 없고 매도만 가능하도록 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로빈후드 등의 주식 거래 시스템에서 매수를 막았기 때문에 28일 게임스탑(GME)의 주가는 -44% 급락했습니다. 무려 7 연속 하방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약 500달러에서 약 130달러까지 급락했습니다. 또한 의아한 점은 개인 투자자에 한해서만 매수를 할 수 없도록 막은 것입니다.

 

 

 

 로빈후드의 경우 수수료 0원을 내세워 개인 투자자들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앱이었지만, 수익 모델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수료가 0원인 대신 로빈후드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 거래 정보를 판매하여 수익을 내고 있던 것입니다. 로빈후드는 이 점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던 죄로 711억 원 상당의 벌금을 냈습니다.

 

 여기서 주식 거래 정보는 과연 누구에게 팔리며, 어떻게 사용되는 걸까요?

 

 주식 거래 정보의 경우 하이프리퀀시 트레이딩에 사용됩니다. 하이프리퀀시 트레이딩의 경우 기계를 통한 고빈도 거래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트레이딩 방식은 헤지펀드에서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즉 로빈후드가 수익 모델의 주 고객인 헤지펀드들의 뒷거래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체 소송을 모집하였고, 4만 명이 넘는 인원이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로빈후드의 관련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엄포를 두었고,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 또한 여론을 의식해 일제히 로빈후드를 비판하였습니다.

 

 

 

로빈후드 게임스탑(GME) 등의 종목에 Buy 버튼 막음

 결국 로빈후드는 블로그를 통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에 나섰는데요. 로빈후드는 *클리어링하우스에서 요구하는 주식 의무 예치금이 10배 치솟은 탓에 일부 주식들에 대해 매수를 일시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리어링하우스: 주식, 파생상품 등의 거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계약 불이행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립된 금융 관련 기관으로 주식의 중앙 보관소와 같은 역할

 

 하지만 의아한 점은 클리어링하우스 때문이라고 해도 공지를 후속적인 질타로 뒤늦게 알렸기 때문에 신뢰가 가지 않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로빈후드의 경우 1분기에 IPO 상장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이 터졌는데요.

 

 IPO 기업가치는 무려 20조 원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악재로 상장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로빈후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고,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4. 게임스탑(GME) 사건은 다른 증시에 악영향?

 최근 게임스탑(GME) 사건이 있는 동안에 게임스탑(GME)이 급등하는 대신 나머지 증시는 모두 좋지 않았습니다. 미국 증시는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 등 글로벌 모든 증시가 좋지 않았는데요. 베트남 시장의 경우 주가가 하한가를 거듭하는 등 급락을 했습니다.

 

 

 

테슬라(Tesla) 공매도 현황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게임스탑(GME) 등의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싸움이 증시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주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공매도 세력이 게임스탑(GME)의 급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 나머지 주식을 정리하여 채우는 과정에서 나머지 증시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것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테슬라(Tesla)의 주가만 봐도 수많은 공매도 세력 속에서도 급등하였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큰 손실을 봤던 수많은 공매도 세력들이 있었지만 2020년 주가 흐름은 좋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게임스탑(GME) 등의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싸움이 증시 전반적인 변동성을 키운 것은 맞지만, 이 때문에 국내 주식을 포함한 대다수의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번 사건이 최근 급등했던 주가에 대한 조정이 필요했던 시점에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5.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전쟁, 앞으로의 전망은?

게임스탑(GME) 주가 추이에 따른 사건 정리 (출처: 나무위키)

 로빈후드 등의 거래 시스템에서 매수를 막은 뒤에 급락했던 게임스탑(GME)은 일부 매수가 가능하게 수정되며, 29일 +67.87% 급등을 하며 마감했습니다. 아직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전쟁이 끝나지 않은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금융 민주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행동은 단순한 일회성 행동이 아닌, 그동안 쌓여온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감과 분노로 보입니다.

 

 과거 금융위기 등의 상황 속에서 월스트리트가 저지른 잘못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지만, 정작 잘못을 저지른 월스트리트의 경우 금융 규제를 받으며 살아남았습니다.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지점에 대해서 분노하여 행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금융 구조의 개혁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기회로 단결된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탑(GME)을 통해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때문에 게임스탑(GME) 외에도 공매도 세력이 있는 곳을 공격적으로 찾아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AMC 또한 공매도 세력이 포착되어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졌고, 하루 만에 주가는 +300% 이상 급등하였습니다.

 

 

 

공매도 제도 국내시장 & 미국시장 요약 (출처: 동아일보)

 국내 시장의 경우에도 곧 있을 3월에 공매도 재도입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공매도가 무조건 나쁘고 필요악이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시스템 구축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글로벌 대표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조차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는 지금, 작은 이머징마켓인 국내 시장에 공매도가 도입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의문입니다.

 

 이번 게임스탑(GME) 사건을 본보기로 국내 공매도 도입 또한 금융위에서 검토를 해야 하며, 완벽한 시스템이 갖추어지기 전까지는 도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이번 게임스탑(GME) 사건을 통해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기관과 공매도에 대한 혐오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공매도의 순기능으로 보통 언급되는 것은 적정 가격으로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요. 게임스탑(GME)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은,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비정상적인 공매도에 대한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월에 국내 시장에도 공매도가 도입될 것인지 미뤄질 것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현 시스템으로 공매도가 도입된다면 큰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에서 게임스탑(GME) 사건과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및 금융위에서는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분석하고 판단하여 공매도 사안에 대해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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